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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나는 종종 주변 사람에게 이 사람에겐 보여줘도 될 거 같다.. 하는 생각이 들면 이 블로그를 보여준다. 물론 그 사람들 중 대부분(이라고 하기엔 수가 적긴 한데)은 솔직히 별로 안 좋아한다.

왜냐면 나에 대해 관심이 그렇게 크지도 않을 거고, 내 이야기에 그렇게 관심이 있지도 않을 거고(내 이야기 뿐만 아니라 꼬추달린 남자애 이야기 자체를 그닥 관심있게 보지 않을 거고), 내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태반이 부정적인 얘기기도 하니깐.

그런데 오늘 보여주고 되게 좋은 말을 많이 들었는데, 오 좋다 가 아니라 나름의 감상이 있어서 꽤 좋았다. 혹여나 이렇게 말하면 “그럼 그 전에는 없었단 얘기냐!”하고 자기가 한 말을 떠올리면서 발끈할 수도 있는데 그렇다는 건 아니고, 오랜만에 들어서 좋았다 근데 조금 자세하게 많이 말해줘서 좋았다 이런 느낌?

 

예전에 애매한(?) 작가들이랑 많이 알고 지냈었다. 지금이야 몇 명 없지만.. 여하튼 그 때 작가들이 하는 행동적인 특징 하나가 항상 자기 소설 검색해서 피드백(이라고 했지만 피드백이라기보단 감상)을 저장해둔다는 거였다.

그 땐 뭘 저렇게까지 집착을 하나 싶었다. 물론 나도 글 쓸 땐 피드백(내가 말했던 피드백의 의미임. 진짜로 사전적 의미의 피드백 말고)에 목말랐던 적은 있어서 어느 정도는 이해했다. 그런데 무슨 검색까지 해서 그렇게 감상을 수집하고 다니지? 하는 생각이 솔직히 많았다. 왜냐면 그 때는 내가 글을 더 이상 안 쓸 때였으니까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칭찬(?)을 받고 보니 받을 땐 그냥 별 생각없이 좋기만 했는데, 약간 시간이 지나보니깐 느낌이 조금 다르다. 좋은데 그 이유가 있다는 사실(내가 알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좋았다고 해야하나?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나는 내가 잘 알고 있는 편이라고 그랬다. 지금 이 한 줄을 쓴 이유는 내가 나에 대해 남들보다 꽤 제대로 알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말한 거다.

그런데 프로필에서도 했지만 “평소엔 장점에 대해 하나도 떠오르지 않더니, 어제 문득 장점을 써야겠다 하고 쓰니까 정말 줄줄 쓸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런데 “평소엔 장점이 떠오르지 않더니”라는 부분을 주목해야한다.

평소엔 장점이 안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거는 감정에 솔직해지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장점 같은 거는 내가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는 어렵기 때문에(내가 나 자신의 혐오하는 부분이 남에게 좋아하는 부분이 될 수 있고, 내가 정말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솔직히 잘 알기 어렵다.

자신에게서 한 발짝 떨어지고 내가 그간 칭찬받거나 내가 잘 한다고 생각한 것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장점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지만, “그 이상” 알긴 어렵다.

그러니까 조금 더 깊은 부분에서의 장점들 말이다.

글을 잘 쓴다 같은 장점은 “내가 글 많이 쓰는 거 같은데? 남이 좋게 봐준 적 있는 거같은데? 나는 잘 쓰는 거 같은데?” 정도로 찾아낼 수 있지만, 내가 글의 어떤 부분을 이렇게 이렇게 잘 쓴다 같은 장점은 돌아보기 힘들다

당장 유튜브만해도 구독자나 인기가 조금 있으면 “나 좀 재밌는 거 같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이상, 그러니까 ‘내 어떤 부분이 남에게 장점으로 다가오는지’는 알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걸 남에게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는 거고. 물론 유튜브는 통계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승우아빠의 “저는 요리가 망해야 조회수가 잘 나오더라고요” 같은 거처럼.

여하튼 내가 나를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어서 발견할 기회도 거의 적고, 내가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게 항상 해왔던 거라(마치 잘 생긴 사람이라도 자기 얼굴을 맨날 보면 평범해보이는 거처럼) 모르거나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장점을 찾기 어렵다. 그리고 내가 쓴 글, 내가 만든 영상은 내가 만든 직후에 보면 재미도 없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본다? 솔직히 부끄러워서 보기 힘들다 (내 블로그 글을 부끄럽다고 여기지 않지만)

그래서 깊은? 관찰은 남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는데(나처럼 남의 특징 잘 뽑아주는 사람에게 칭찬을 듣는다던가 등), 그러다보니 내가 남에게 어떤 부분에서 어필이 되는지 알고 싶을 때(어필은 되고있긴 한 건지 알고 싶은데) 누군가의 감상이 어느 정도의 힌트가 될 수도 있고 답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이 때문에 작가들이 자기 감상을 수집하고 다녔던 거 같다.

기분 좋은 거도 분명 있고.

 

남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자. 나한테 해달라는 뜻은 아닌데 있으면 해주면 좋고..

여튼 가끔 블로그 뿐만 아니라 트위터라던가.. 그런데서도 좋다고 말해주는 일이 종종 있는데, 가끔씩 “왜 좋아요?” 하고 몇 번 물어보면 진지하게 자기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오랜만에(!) 정리가 되서 말해줄 때가 있다. 그럴 때도 지금이랑 비슷한 감정 많이 느꼈었다.

매번 들으면 그냥 헤에 좋으다 하고 넘어가다가 왜 좋았던 거지? 싶어서 떠올라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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