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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에 대해서

피드백 이야기는 몇 번 했는데, 피드백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하고자 한다. 내가 매번 하는 말이 “피드백은 의미없다”와 “피드백을 원하는 사람은 사실 피드백을 원하지 않는다(칭찬을 원한다)”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피드백을 원하는 심리는 피드백을 원하기 때문이 맞다. 단지 자기가 그 무의식을 캐치하지 못 할 뿐이다.

나도 블로그 같은 걸 하다보면 정말 별 거도 아닌 쓰잘데기 없는 걸로 고민을 하는데, 나는 정말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몰라서 답답할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씩 나도 의견을 구하고 싶고, 실제로 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 의견을 들었을 때 정말로 내 위치, 내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자기가 어떻게 보일지 몰라서 답답하기 때문에 피드백을 원하게 된다”라는 거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모르니까. 그래서 남의 말을 듣고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게 피드백을 원하는 사람들의 주된 심리다.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이미 결론이 난 상태라는 거다. 자신의 위치가 궁금할 뿐이지, 결론은 이미 나 있다는 거다. 결론이 이미 나 있으면 피드백이 왜 필요하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피드백을 원하는 게 정설이라고 내가 방금 그랬다. 그런데 “정말 많은 사람이 이미 결론이 나 있는 상태”라는 거다. 자신이 가는 방향이 옳고 그른지와 상관없이 이미 결론은 나 있다는 거다.

이게 모순이라는 거다. 내가 제대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건데, 내가 제대로 가는지와 상관없이 이미 내가 가야할 방향은 다 정해져있다는 거다. 필요하지만 필요없는데 본인은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왜? 내가 “제대로 가는지 모르겠어서 답답하니까” 그러니까 옳고 그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제대로 가는지 확인하고 싶다”가 ‘진짜’ 심리다. 그런데 문제는, 피드백 요청을 하면 “제대로 가는지” 확인을 시켜주지 않고 “제대로 못 가고 있는 거 같다”고 주로 말을 많이 해준다. 왜냐면 실제로 제대로 못 가고 있으니까. 제대로 가고 있으면 이미 칭찬받고 사람들이 좋아했을 텐데, “아니니까” 계속 답답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피드백 요청을 한다는 거다. 자신의 확신에 힘을 싣기 위해. 그런데 문제는, 피드백이라는 건 “칭찬해주기”가 아니라 “그 사람의 무언가에 대해 내 생각을 전해주는 행위”라는 거다.

그럼 당연히 안 좋겠지.

이래서 피드백이 안 좋다는 거다. 피드백을 바라는 사람 20명 중 18명 정도는 매번 말했지만, “칭찬”을 원하는 거다. 칭찬이라는 표현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어휘 자체가 극단적이니까. 그럼 내가 정정해서 표현해주겠다. 칭찬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싶어한다. 내가 잘 하고 있다는 그 심리적 안정감.

그 사람들은 항변할 수도 있다 아니 진짜 피드백 받으려고 한 거라니까요? 나도 이해한다 가끔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내가 말했지 않나 20명 중 20명이 아니라 20명 중 18명이라고. 대부분은 이미 결론이 나거나, 자기 기준에서만 결론을 낼 거면서 피드백을 바라기 때문에 모순이 됐다는 거다. 그 말은 피드백이 사실상 쓸모가 없다는 얘기인 거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좋은 말을 듣고싶어하는 게 목적인데 좋은 말이 안 온다는 게 가장 타격이 큰 거고.

그래서 피드백이 안 좋다는 거다.

솔직히 이번에 블로그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하면서 몇몇 사람에게 나도 조언을 구했다. 그리고 그 조언을 생각하면서 느낀 건, 결국 나는 그 사람들 말을 들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거다. 이미 나는 결론이 난 상태에서 조언을 구했고, 그 사람들은 최대한 자기 기준에서 생각해주고 말해줬지만 그 말을 듣고도 나는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서도 나는 해결하지 못 했고, 결국 처음에 생각하던 고민을 혼자서 끝낸 뒤에 결론을 냈다.

결국 피드백이라는 건 그저 내가 하고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등을 살짝 밀어주거나, 조금 잘 하고 있다고 좋다고 칭찬해주길 바라는 게 진짜 심리란 거다. 남의 생각이 들어올 껀덕지는 사실상 없다.

애초에 답이 다 정해져있고 자기 자신의 직관대로 결정할 거면서 뭐하러 굳이 확인하고 남의 의견이 궁금하다는 이유로 피곤하게 피드백을 하고 다니냐는 거다.

 

차라리 피드백을 할 거면 목적을 확실히 했으면 좋겠다.

내가 인정하는 피드백은 백종원의 메뉴 가격 정할 때의 피드백 같은 피드백만 인정한다. 처음 피드백을 바랄 때부터 목적의식이 확실하고, 남의 생각을 깊게 필요로 하지 않는 것. A라는 메뉴 팔면 너는 얼마에 먹을래? 라고 했을 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거다. 8천원 7천원 6천원 5천원. 즉 여기서 6천원이 많이 나오면 6천원에 팔면 되는 그런 피드백 말이다. 이 평가(피드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일 뿐더러 무조건 그 결과값에 따라 사용되는 피드백 말이다.

만약 저기서 4천원이 잔뜩 나왔는데 에잉 이러면 원가도 못 뽑아 하면서 7천원으로 정해버리는 게 “우리들의” 피드백이다. 내가 여기서 줄창 까고 있는 그 쓸모없는 피드백을 바라는 사람들의 심리라는 거고, 이런 식으로 결정하면 결국 그 메뉴는 안 팔리고 망할 것이다. 쓸모없지 않나 이 피드백이 그럼?

그럼 반대로 정말로 “4천원이 잔뜩 나와서 4천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때가 이 피드백 자체를 거의 근거로 삼고 평가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진짜 도움이 되는 피드백이란 거다.

그리고 여기서 무슨 7천원을 받아야하는 이유 이딴 건 필요없다. 그 사람의 쓸데없는 주관은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그냥 개소리일 뿐이다. 그 사람이 원하는 그 가격, 그게 평가의 끝이다.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다. 그냥 “4달러” 라는 말이면 충분하다.

말이라는 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기만 한다. 좋아해서 볼 때마다 미소가 나오면 자기가 아무리 그 사람을 싫어한다고 지랄지랄 해도 그 사람을 사실 좋아하는 거다. 근데 뭐 내가 웃는 게 그 사람을 봐서 그런 게 아니라 막 오늘 좋은 일이 있었고 그래서 쟤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어쩌고.. 해봐야 그냥 노이즈다. 그러니까 피드백을 할 때도 막 좋니마니 그런 걸 떠드는 거보다 와 진짜 좋다 하고 더 보고 싶다고 하는 그 말이 오히려 더 좋은 거란 얘기다.

음악쟁이들 사이에서 그런 말을 한다고 하지 않나. 진짜 좋으면 “아 좋네”가 아니라 “와 씨발 좆된다 진짜” 하면서 개좋아한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오 괜찮네”하면 안 좋은 거라고.

진짜 가짜 구분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들이 있단 얘기다. 아무리 내 글이 좋니마니 개소리 하면서 댓글 찍찍 싸도 정작 돈 내고 볼래? 했을 때 결제 안 하면 재미없는 거지. 물론 공짜글 중에선 재밌겠지 공짜글 중에선 내글을 선택해주는 거니까. 근데 그 이상으론 재미없는 거고 만약 정말로 돈을 내고 봐야하는데도 재밌다고 하면 그 이상으로 재밌었다는 얘기가 되는 거지.

주변 사람한테 돈 쓰기 아까워하는 인간들 봐라. 뭐 도네가 어쩌니 저쩌니 아깝니 지랄염병하고 아깝대는 개소리 깝싸도 지가 좋아하는 성우 지가 좋아하는 가수 지가 좋아하는 버튜버 지가좋아하는 인간들한텐 돈 만원씩도 턱턱 던진다.

나는 이런 거 헷갈리게 하기 싫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돈이 있을 때)선물도 자주 주려고 하고 그러는 건데 뭐 게이세끼가 자기후장따먹을려고 개소리한다느니 그러니까 내가 좀 화가 나죠.

뭐 그런 게 문제가 아니고 그렇단 거다. 피드백은 정말로 그 피드백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면 안 하는 게 낫다. 이미 결론을 자기가 다 내놓고 있으면서 자기 결론에 의심이 자꾸 가니까 다른 사람에게 확인받고 싶어서 물어보는 일은 하면 안 된다. 어차피 원하는 답은 안 돌아오고 원하는 답과 달리 자기 처음 생각대로 결정할 거니까.

만약 그게 아니라 정말로 피드백을 적극 수용할 생각이 있다면 그 때는 해도 된다. 그 때는 정말로 피드백을 필요로 하는 거니까. 근데 그게 아니라면 이미 자기 안에 결론이 다 있다는 거야. 의미없고 그 사람의 결정만 헷갈리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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