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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감정

예전에는 고작 트위터 하나를 하면서도 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있으면 일일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강하게 싫어했다. 불과 4년 전의 일이다.

길을 잃은 분노가 내 몸 안에 가득했고 이를 주체 못 해 항상 타인에게 향했다. 그 때의 나를 겪은 사람 중에서 지금도 잘 지내는 사람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한다. 나는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남의 감정은 견디기 힘든데(내가 그러고 다녔더라도, 가끔 그러더라도).

요새는 진짜 그 시절과 비교하면 엄청 죽었다.

짜증나면 분노를 쏟아내긴 하지만 “주변에서 관찰한 무언가로” 화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가끔 과거의 나를 빼다 닮은 듯한 사람을 SNS에서 종종 보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복잡미묘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샷건 치는 그 분의 트위터를 보면 가끔 거울 보는 느낌을 받는다)

예전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뒷조사도 열심히 하고 쟤가 뭐하고 노는지 일일이 신경쓰고 진짜 원수처럼 여겼다. 저런 버러지 같은 새끼가 저러고 노네. 저런 주제에 온갖 어쩌고 저쩌고 그러고 그러하게 사네. 일일이 관찰하고 일일이 마음에 담아두고 일일이 증오하고 일일이 분노했다.

이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관찰하는 꼬운 소리 하는 사람들까지 일일이 보면서 마음에 담아두고 저런 새끼가 저런 소리나 하네 지는 뭐 얼머나 잘났다고 저런 소릴 하냐? 하면서 일일이 또 뒷조사를 하고 저 친구가 딱히 내가 신경 쓸 정도의 사람도 아닌데 일일이 찾아두고 상대는 나에 대해서 인지조차 못 하는데 혼자서 증오를 불태우곤 했다.

거기다 사회에 부정적인 기사 이런 거 일일이 보면서 미친 듯이 화도 많이 냈었다. 그 때는 뭐가 그렇게 열이 받았는지 아직도 종종 캡쳐로 돌아다니는 게 하나 있는데,

석식 필요없어 집을 보내 병신 좆밥 새끼들아

이게 예전에 내가 뒷계(?)에서 작성했던 거였다.

모 님이 보고 캡쳐해서 올려서 이렇게 이미지로 돌게 됐지만, 여하튼 그 때는 일 엄청 많이 하다가 연봉 협상하는데 30만원 차이 때문에 너무 꼬와서 아 그럼 저 걍 그만둘게요 하고 그만뒀던 때라 분노가 많기도 했지만,

저거 뿐만 아니라 그 전이나 후나 항상 저 정도로 불만이 가득했다.

근데 왜 분노가 점점 덜 발산되는 방향으로 줄었을까..

여전히 분노는 많긴 하다. 아직도 내게 불합리한 일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 많고, 말도 많다. 그런데 주변에서 관찰하는 일에 대해서는 반응이 엄청 줄었다.

 

발단은 아마 이거였다.

예전(2015년 즈음)에 누군가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걔를 마음에 들어했는데 걔는 나를 그다지 별로 안 좋아했다. 원래는 친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많이 멀어졌다. 아마 내 얼굴을 봐서 그런게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내가 계속 친한 척도 하고 그러니까 그냥저냥 지냈던 거 같은데,

가끔씩 “얘가 나를 싫어하는 거 같다”라는 의심이 확 들 때가 있긴 했다. 눈으로 보일 때가 있으니까. 나도 바보 아니고 걔도 감추기 고수 아니니까. 그래서 종종 그런 의심이 들 때 종종 나를 싫어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걔가 했던 말 중에 아주 인상깊은 말이 뭐였냐면

“너는 싫어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였다.

내가 그런 걸로 상심하진 않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잔인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싫어한다는 말이 차라리 낫다.

그래서 저 뒤로 나는, 차라리 나를 싫어해주는 사람을 좋게 평가하게 됐다. 내가 주기적으로 “애매모호한 포지션 잡는 사람보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낫다”고 말하는 이유가 이 경험 때문이다. 애매모호하게 아닌 척 하는 사람보다 차라리 대놓고 싫어하는 사람이 속 편하고 나를 배려해주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는 제 1원인이 저 일 때문이다. 적어도 그 사람 때문에는 고민할 일도 없고(나를 싫어하는 게 확정이니까), 최소한 나를 싫어할 가치 정도는 있다고 여기는 사람인 거고, 싫어하면서도 거절하지 않고 친하게는 또 지내주는 거니까.

여하튼 그 때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러고 넘어갔다. “그래서 저 뒤로” 쓰인 부분이야 그 뒤에 지내면서 여러 살이 붙은 거고, 처음에는 상심하지 않고 지나갔고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다.

 

그런데 몇 년 후 친했던 친구 중 얘가 내 뒤에서 ㅋㅋㅋ 하면서 비웃듯이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원래 걔는 성격이 그지같았기 때문에 싫어하게 될 일이 정말 많았다. 그런데도 친하니까 그러려니 지내고 있었는데 그렇게 비웃는 걸 봤다.

그래서 얘가 진짜 너무 짜증났다. 친한 척 하더니 좋아한다는 개같은 소릴 맨날 주구장창하더니 내 뒤에서 나를 비웃어? 지금도 마음에 안 든다 그 친구. 요새는 어디서 알게모르게 내 뒷담하고 다니는 거 같던데.

여하튼 그 때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얘를 싫어한다는 거 자체가 얘한테 신경을 쓰는 거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게 너무 싫었다. 이 새끼는 진짜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나는 어떻게든 내 뇌를 쥐어짜내서 표현하고 싶었다. 최소한 조금의 여지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일말의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어떠한 부류의 사람에 대해서 얘기할 땐 항상 사족으로 “내가 싫어할 가치조차 없다”라는 말을 종종하게 됐다. 그런 사람따위 신경쓰지 않는다고.

처음에는 개꼬와서 그냥 감정이 드러나는 게 싫어서 했던 말이다.

그런데 이 생각을 자꾸 하다보니까 진짜로 별로 신경을 쓰고 싶지 않게 됐는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 소비가 점점 줄어갔다. 예전에는 막 조금만 꼬와도, 내가 모르는 사람인데도 분노를 그렇게 쏟아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차근차근 줄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싫어하는 사람을 자꾸만 찾아가서 사찰하고 어떤 꼬운 소리를 하는지 보는 습관이 있었다. 나도 딱히 보고싶진 않았는데 본능적으로 보게 되는.

그런데 언제였나, 2년 전 즈음에 어떤 모 님이 마음에 들게 않게 됐을 때 위에서 말했던 “이 사람에게 감정쓰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피크를 찍은 적이 있었다. 정이 너무 확 떨어져서 죽어도 이 사람에겐 일말의 감정조차 쓰고싶지 않다. 내 감정 자체가 아깝다 진짜 이 사람에게 만큼은 절대 감정을 쓰지 말자.. 하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 뒤로 싫어하는 사람을 막 일일이 보면서 열받아하는 행위를 안 하게 됐다. 버릇 같은 거였는데 그 버릇이 확 막혀버리니까 그 후에도 잘 안 하게 됐다.

근데 솔직히 나도 사람인지라 완벽하게 그러진 못 한다. 역시 싫은 사람은 싫은 사람이고 어느 정도 마음에 걸려있다. 가끔 말하다보면 뒷담도 까고 싶고 은연 중에 디스도 많이 한다.

 

단지 예전에 비하면 싫어하는 감정에 매달리는 일이 엄청 줄은 거 같다. 줄었다고 해도 보통 사람보단 많은데, 그 때는 진짜 그 누구에게도 싫어하는 감정의 보유량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였으니까..

Paloalto – Good Times (feat. Babylon) [Official Video]

이런 노래가 있는데,

“돌아보면 다 아름다운 추억이었지. 모두 남김없이. 누굴 미워하며 그가 무너지길바라는 마음은 내가 보기엔 결국 낭비같지.”라는 가사가 있다. 솔직히 완전히 실천하고 살 순 없지만 싫어하는 감정은 정말로 낭비가 맞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쓴 이유를 말을 안 하다보니 글이 붕 뜨는 느낌(그래서 결론이 뭐야)이 있을 텐데, 싫어하는 감정이라는 건 사실 좋아하는 감정과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진짜 싫어하는 건 애초에 신경을 안 쓰는 감정이다.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소설을 욕하기보다 아예 다시 읽지도 않듯이.

오늘 어쩌다 타인이 가진 나에 대한 분노를 간접적으로 느꼈는데 솔직히 기분 나쁘기보다 긍정적인 의미로 재밌었다. 나를 이렇게까지 싫어하는 구나. 근데 그게 옛날이었으면 내가 뭐 문제가 있다고 나를 싫어하냐? 하고 오히려 화를 내거나 불쾌하다는 듯이 행동했을 텐데, 지금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어린애가 뿌우 하고 삐지니까 귀엽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물론 싫어하는 감정의 디테일한 내용을 들으면 귀여울 만한 내용은 아닐 테니까 당연히 기분 나쁘겠지만,

그냥 그러한 감정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인정받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묘한 느낌에서 오히려 좋았다. 보통은 나를 싫어하면 님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살짝 부담스럽고 살짝 부담스러워서 싫어요) 인데 아예 대놓고 싫어하는 듯한 감정은 오히려 신선했다.

보통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를 그렇게 여기고 욕하고 있거나 내 주변 사람에게 너 쟤랑 만나봤다면서 쟤 어떤 애야? 하면서 호구조사 하고 있을 텐데 오히려 내 눈 앞에서 보여지는 건 재밌었다.

특히 나는 별 생각 없었으니까.. 그냥 “불쾌한 행동하니까 자꾸 불쾌하게 행동하네 하고 그런 행동들 하는 사람 싫은데” 정도의 감정이었어서.. 딱히 인간적으로 싫냐 하면 그건 아니었어서 그 정도의 감정까진 아니었다 해야하나? 그냥 내 기준에서의 이야기일 뿐이라 잘 모르겠지만.

여튼 그래서 뭔가 미안하더라구 뭐 내가 잘못했다는 건 전혀 아니고 그냥 이렇게까지 행동하는 거 보니 괜히 미안하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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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가.

글을 쓰는 행위에 들어가는 비용이 존재한다. 나 같은 경우는 글 하나에 1시간 정도고, 많이 걸릴 때는 얼마든지 많이 걸릴 수 있다.

 

나.

글 중에는 다른 사람이 결제하고 싶어하지 않는 글도 존재한다. 특히 결제가 이어지지 않을수록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궁금해서 찍어먹어볼 수 있지만 찍어먹어본 뒤 맛이 없다면 굳이 먹을 필요가 없듯이. 대중은 이를 정확하게 판별한다.

 

다.

최근의 트렌드는 소비자를 자산으로 삼고 자산을 내세워 광고를 파는 형태다. 소비자는 자신이 어떠한 컨텐츠를 소비함으로 컨텐츠 제작자의 무형자산이 되지만 직접 돈을 내진 않고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된다. 무료로 팔게 되면 생각보다 유해진 잣대로 판단해준다.

 

라.

글은 정보성 글이 있고 엔터테인먼트적인 글이 있다. 이를 조합한 컨텐츠도 많다. 닥터프렌즈 같은 유튜브를 보면 의학 지식을 팔지만 자신의 팬도 많다. 피지컬갤러리의 김계란도 유사하다. 물론 김계란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쪽으로 훨씬 많이 넘어왔지만. 정보성 글에는 한계가 있다. 자기 자신을 연예인처럼 팔아야한다고 나는 믿고 있다.

 

마.

정보로 승부하려면 정보의 질이 좋아야만 한다. 자신이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거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전문가를 캐스팅할 수 있어야만 한다. 두 수준이 되지 못 한다면 대중의 인정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미묘해진다.

 

바.

인기는 순환구조다. 어떤 사람을 영원히 좋아해주진 않는다. 컨텐츠가 변함이 없어도 계속 먹으면 질리기 때문에 언젠가는 지겨워진다. 누군가가 좋아하지 않게 되었을 때 누군가 새로운 유입이 있어야만 구독자를 유지할 수 있다. 누군가를 끌어들이는 힘이 빠르고 떠나가게 막는 힘이 탁월한 사람만이 많은 구독자를 이끌 수 있다.

 

 

오래된 생각도 있고 최근에 하기 시작한 생각도 있다.

그리고 글 중에 가장 좋은 글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팔지 않아도 되고 이야기를 팔 수 있다는 자체가 엄청 매력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1

언제는 떠나겠지

오랜만에 유튜브 구독 채널을 정리했다. 예전에는 재밌다고 봤던 채널이 이젠 아무 관심도 없는 채널이 되어버렸고, 새로운 채널로 또 다시 채워지겠지.

최근엔 파카 영상을 엄청 열심히 챙겨보지만, 그 전에는 플러리 영상을 열심히 챙겨봤었다. 그런데 지금은 플러리 영상을 보지 않는다. 다시보면 재미는 있겠지만 일일이 챙겨볼 정도의 재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는 변하지 않았는데 나의 마음이 변해버렸다.

컨텐츠는 반복되고 변하지 않으면 흥미를 잃는다.

롤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이유는 2012년의 게임과 2021년의 게임은 전혀 다른 형태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롤이라는 전체 틀은 같지만 사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게임이다 지금은.

그 때처럼 플레이하지도 않고 아이템도 여전히 바뀌어 있고 그로 인해 메타도 계속 바뀌며 새로운 챔프는 나오지 않을 법도 한데 계속 나와댄다.

최근에 루비사마 멤버십을 해제했다.

처음 봤던 기괴한 판때기도 익숙해져버렸고, 오히려 귀여운 캐릭터가 메인이 되어버리기도 했고, 그러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사실 항상 똑같은 방송을 진행하니까 어느 순간 굳이 안 챙겨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감정에 초를 치는 이야기 같긴 하지만,

여러분도 지금이야 내 블로그를 좋아해줄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아마 언젠가는 떠나겠지 나는 생각하고 있다.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 언젠가는 채널이 망한다고 말하듯이 나도 내 블로그가 그렇게까지 오래 지속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여러분은 내가 인지하고 있으니까 의리 때문에 버릇처럼 들어와서 생각했던 기간보다는 살짝 조금 더 유지될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뿐.

예전에 그렇게 좋아하던 넬도 이젠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은 변하고 우리의 관계도 언젠가 변하겠지.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여러분이 더 이상 소비하지 않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단지 나는, 쓰기 시작한 이상 빠져나가는 만큼 새로운 누군가가 유입되길 원한다. 실제로 많은 채널이 기존 구독자는 천천히 빠져나가고 유입은 빠르기 때문에 성장세가 발생한다 생각하니까 그러한 루트를 타고 싶다고 종종 생각한다. 다만 이 블로그를 오픈으로 돌리진 않으니 새로운 인구가 유입될 수 없을 뿐.

최근에 종종 하는 고민.

그대로 올릴까하다가 역시 봐주는 사람의 마음에 초를 치는 기분도 들어 여기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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