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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운드, “스무살”

2011년, 코스모스 사운드 EP 앨범 <스무살>의 “스무살” 곡 작사에 참여했다.

스무살 앨범 뒷면의 “except for ‘스무살’ 스토리 작가 : 결함”의 결함이 나다.

코스모스 사운드 EP 앨범 스무살

참고로 이민결 닉네임의 유래는 결함이다. 원래 결함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었고 거기에 좋아하는 성인 민을 붙여서 민 결함이었는데 디씨에서 놀던 적에 결함이 아니라 민결이라고 다들 불러대서 나도 받아들였고 거기에 내 성인 이를 붙여서 이 민결이 됐다.

이름처럼 생겼지만 사실 실명과는 전혀 무관하다. 다만 내 닉네임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언젠가 이민결로 개명을 하고 싶긴 하다. 언젠가 마음대로 개명하고 부모님에게 통보 할려고 했는데 그럴 만한 시기가 오지 않아서 미루는 중.


 

코스모스 사운드 – 스무살

일몰 다섯시 반 눈을 감아 좀 울고
못 믿겠지만 나는 한다고 했어
날 아는 사람들 이해한다 이해한다
말하지만 남지 않고 사라지는 말
첨엔 못 견디게 서글펐지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해
아끼던 그대 모두 끝이 나던 날
골목을 걷고 조금 울었고 집에는 왔어

추웠고 눈이왔고 그댄 창문을 닫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기했고
저멀리 땅끝 어딘가로 도망치듯 그대는 갔고
나는 남아 그대의 거짓이 되었고

일몰 다섯시 반 눈을 감아 좀 울고
못 믿겠지만 나는 한다고 했어
날 아는 사람들 이해한다 이해한다
말하지만 남지 않고 사라지는 말

추웠고 눈이왔고 그댄 창문을 닫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얘기했고
저멀리 땅끝 어딘가로 도망치듯 그대는 갔고
나는 남았고 모든 건 거짓이 되었고

 


위 가사는 곡의 전체 가사인데 최윤석 님이 내가 작성한 가사를 보고 한 번 다듬은 가사다. 내가 맨 처음에 최윤석 님에게 보냈던 가사 초안은 아래와 같다.

 

일 몰을 볼 때면 눈물이 흐르곤 해
나는 잘하려 했을뿐-인-데
날 겪는 사람들 이해한다- 말하지
그런데 왜 사라지고 있는지
처음엔 상처가 되었지만
이제는 아프지도 않-다고
소중했던 그대가 떠난다 해도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추위에 닫았던 창문을 열어 준 건
내 앞에 떠있는 당신이었는-데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던 당신은
더 이상 떠- 오를 생각을 않네

처음엔 상처가 되었지만
이제는 아프지가 않-다고
소중했던 그대가 떠난다 하면
나는 아무-렇지- 않을 수 없죠

일 몰을 볼 때면 눈물이 흐르곤 해
나는 잘하려 했을뿐-인-데
날 겪는 사람들 이해한다- 말하지
그런데 왜 날 외면하나

 


앨범에 얽힌

비하인드 1. 당시 위 앨범 작업을 하고 최윤석 님이 붕가붕가 레코드에서 작가 일을 해볼 생각을 없냐고 제의를 해줬었는데, 당시 지인 중에 붕가붕가 레코드에서 일을 하는 지인이 있어서 상담을 요청했다. “이런 말 들었는데 괜찮을까요?” 하고 물어봤다. 왜냐면 그 분이 붕가붕가 레코드에서 일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근데 노발대발하면서 “일개 아티스트가 회사 일에 관여를 하려고 한다”라는 이유로 회사 사장한테 따져서 문제를 삼았고 최윤석 님과 애매한 사이가 됐다. 나만 애매한 사이가 됐다고 생각하는 걸 수 있긴 하다. 그 때 내가 사고친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서 말을 걸기 힘들었어서.

이 때 이런 일을 주변 지인에게 상담을 마음대로 하면 안 되는구나 하고 처음 깨달았다. 물론 지인의 생각이 옳다고는 생각한다. 겨우 일개 아티스트가 회사 일에 권리가 있는 것마냥 행동한 거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나를 엿 먹인 행위에 불과하다..

참고로 문제삼았던 지인한테 나는 당시에 엄청 실망을 했었지만 그래도 몇 년 간 잘 지냈다. 군대 다녀온 뒤로 서로 성향이 너무 많이 달라진 거 같아서 밀어냈지만.. 당시 생일에 (내가 좋아했던 밴드의) 공연 음반 선물 주고 싶다고 그랬었는데 잘 지낼 자신 없는데 받는 건 문제있다고 생각해서 내가 거절했었고 그 뒤로 솔직히 연락할 일이 없어졌다..

 

비하인드 2. 나는 “작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앨범 소개가 될 때(붕가붕가 레코드 홈페이지에서 지금도 해당 소개를 찾아볼 수 있다) “전곡 작곡작사”라는 문구에 실망을 했던 적이 있다.

분명히 나는 작사를 했는데 전곡 작곡작사라는 말에 통수를 맞은 기분을 느꼈다. 지금은 별 생각없는데 저 일 있고 4년 정도는 해당 앨범에 관해서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 스토리텔러에 설명된 결함이 님이었군요 하는 댓글을 네이버 블로그 하던 시절에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때 마음이 살짝 녹았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는 “지금 보면 뭐 내 초안이랑 결과물 가사랑 완전 다르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작사 : 결함” 해줬으면 얼마나 좋았겠냐 싶긴 하지만. 다들 제 안의 사정이라는 게 있는 거겠죠.

그런데 이 글 작성하면서 이미지 검색하다가 오늘 처음 “EXCEPT FOR”이라고 적혀있는 걸 봤는데(그 전에 결함이 적혀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어도 EXCEPT FOR 이라고 적혀있는 건 몰랐다) 사실 그렇게 화날 일도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당시 앨범을 샀으면 딱히 화날 일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전곡 작곡작사”라는 앨범 소개를 보고 어떻게 앨범을 살 수 있겠냐. 화만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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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트 테스트

‘테이스트 테스트’가 완성된 것은 작년이었다. 하지만 테이스트 테스트의 목적은 아동 성범죄 예방이라는 목적뿐이다. 전반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사용할 수 없다.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떠랴. ‘페도필리아’라는 단어가 사어가 되었는데 말이다. 많은 이들은 만족했다.
아무 죄도 짓지 않았고.
어린이들에 대한 욕구도 불태운 적이 없는.
테스터들만 제외하고.

그는 테스터였다. 그가 테이스트에 갇힌 이유는 테이스트 테스트에 걸렸으니까, 그 뿐이었다. 그는 살면서 어린이 영상을 보며 성욕을 불태운 적도 없었고 음흉한 눈으로 바라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테스트에 걸렸다. 걸렸으니 테이스트 테스트를 받아야했다. 큰 문제는 없었다. 테스트를 거치고 음성으로 판정나면 그만이었다.
음성 판정.
그것은 무죄를 의미한다.

테이스트. 5평 정도밖에 되지 않는 밀폐된 방. 불그스름한 벽지. 붉은색만 계속 보고 있으려니 골이 아파온다고, 그는 생각했다.
단편적인 생각으로 그쳤다. 생각을 비워야했다. 머리에 생각이 많을수록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옆에 달라붙어있는 소녀는 성적 자극에 충분했다.
롱 티셔츠를 입은 어린 소녀.

테이스트 테스트. 테스터의 취향에 부합하는 외모로 자라게 될 어린 소녀와 테이스트에 넣는다. 아동 인권에 대한 문제는 없다. 어린 소녀는 겉이 복제 인간이고 속은 조작된 프로그램이다. 인권을 내세울만한 것이라면 복제 인간에 대한 그런 것뿐이다. 그건 과거에 이야기가 다 끝났다.

누군가는 쉬운 테스트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로 복귀하는 사람은 5푼도 되지 않는다. 붉은 벽지에 정신이 흐려져 가는 사람이 2주일 가까이 어린 소녀를 가만히 둘 수 있을까? 첫 날에는 가만히 둘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첫 날일 뿐이다. 날이 지날수록 테스트는 강도가 높아져간다. 노출도가 상승한다. 일주일이 넘으면 티셔츠 한 장이 전부가 된다. 더 진행되면 몸에 달라붙는다. 가슴을 드러내기도 하고 다리를 벌리기도 한다. 말투도 애교를 넣거나 자극적인 단어들을 주로 사용한다.
그건.
많은 사람들에게 무리였다. 테스터들은 엄선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니 당연하다. 그런 사람들이 이곳에서 버티기란 쉽지 않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하루만 더 버티면 되지만.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소녀는 그에게 매달렸다. 그의 허벅지를 목마삼아 앉아 그를 안았다. 목을 휘감았다. 소녀의 상체가 그의 상체에 닿았다. 유두의 감촉이 전해졌다. 배의 감촉과 허리의 밋밋한 라인이 느껴졌다. 그는 침을 꼴깍 삼켰다.
“저기, 좀 떨어져… 제발.”
“네?”
소녀는 팔을 풀었다. 맞닿고 있던 볼을 떼어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소녀는 그를 보았다. 그는 할 말이 없었다. 소녀에게 어떤 말을 해도 일정 범위 이상은 알아듣지 못 했다.
“아니, 그러니까… 내 몸은 건들지 마.”
“에…? 이렇게 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소녀는 그의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댔다. 그는 얇은 천으로 된 사각 팬티와 티셔츠밖에 입고 있지 않았다. 소녀의 손은 큰 자극이었다. 손은 허벅지를 타고 중심부로 향했다. 팬티 끝자락에서 안으로 파고들지, 밖으로 기어올지 고민하듯 멈추었다. 천을 타고 기어오기 시작했다. 천은 너무나도 얇았다. 다 벗고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움찔움찔.
철수시켰던 텐트가 솟아있었다. 그는 자신의 성욕을 탓했다. 성욕이 원망스러웠다. 그는 13일 전, 테이스트로 들어오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 “‘소녀가 어떤 짓을 해도’ 참을 수 있다.” 그리고 소녀들에게 발정하는 자들을 욕하기도 했다.
각오와는 달랐다.
자신이 그 짝이 되었다.
제 얼굴에 침 뱉는 꼴이었다.
“젠장…….”
그는 소녀를 보았다. 소녀는 아무런 일도 아닌 양 접촉했다. 소녀의 장난감이 된 것 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장난감은 소녀의 행동을 그대로 받아줄 것이다. 성욕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는 힘들었다. 성욕을 폭발시킬 것인지, 참고 버텨서 사회로 돌아갈지를 고민했다. 고민할 필요도 없었지만 후자를 원했다. 그렇기에 힘들었다.
생각을 비워야했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소녀에게 눈길이 갔다. 하지만 생각을 비우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소녀를 보며 원망했다. 왜 아무 죄도 없는 내가 테이스트에 갇혀야 하냐고 원망했다. 왜 테스터가 되어 테스트를 받아야 하지? 애초에, 이런 시스템으로 시험을 한다면 그 어느 멀쩡한 사람이라도 이상하게 되는 게 아닌가? 누군가의 음해다. 감옥에 가두기 위한 음해다.
소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원망이 커졌다.
원망.
‘원망’은 자신이 원망하는 것으로 향하지 않았다. 사회의 흔한 현상처럼, 구체화할 수 있는 약하고, 가까이 있는 대상으로 향했다. 그의 주변에는 소녀뿐이다.
원망은 이내 성욕으로 변질된다.
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하는 것은 한 순간.
주전자에 뚫린 구멍이 없다면 언젠가 폭발하듯이.

그는 소녀의 어깨를 잡았다. 꽈악. 아읏, 하는 소녀의 신음이 울렸다. 소녀를 보았다. 소녀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침을 꼴깍, 삼켰다. 소녀는 그를 보며 왜 그러냐고 말하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괜찮아?”
소녀는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듯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안 된다고, 그는 되뇌었다. 되뇌는 것이 전부였다. 그는 소녀를 건드릴 작정이었다. 13일 동안 버텼던 끈기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같았다.
언제, 건드리지 않는다고 말이나 했냐고.
그는 소녀를 눕혔다.
건드릴 작정이었다.
건드릴 것이었다.
건드린다.
그는 다시 침을 꼴깍, 몇 번이고 삼켰다. 가슴이 쿵쾅댔다. 이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몇 번이고 심장이 말했다.
“미안해. 용서해줘.”
그는 말했다. 소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법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녀에게라도 용서를 받고 싶었다. 종신형으로 들어가게 되면 볼 일도 없을 것이지만, 용서를 받아야 할 것만 같았다.

소녀는 웃었다.
맑은 웃음이었다.
“당연한 거예요. 제 일이니까…….”
“…….”
그는 맥이 빠졌다. 흥분했었던 마음이 수그러들었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다. 소녀의 한 마디가 너무 편안했던 걸지도 모른다. 이성이 돌아온 걸지도 모른다. 여러 가설이 떠올랐지만 어느 하나를 지목할 수 없었다.
수그러들었다.
그것뿐이었다.
왜?
그는 알 수 없었다.
텐트도 온데간데없었다. 언제부터 있긴 했냐고 묻는 것 같았다.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고개를 몇 번 갸웃하고 그에게 다시 달라붙었다. ‘일’을 하기 위해 달라붙는 것이다.
그는 흥분이 되질 않았다.
일, 이라는 그 말이 너무 사무적이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것이라고 답할 수는 없었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연이어 다른 생각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마지막 하루는 그런 생각들과 함께 흘러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테이스트에서 나올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났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했다. 캄캄한 거실에 들어서고 스위치를 눌렀다. 불이 들어왔다.
그는 옷을 벗고 팬티차림으로 소파에 누웠다. 텔레비전을 틀었다. 테이스트 테스트를 받기 전만 해도 재미있었던 프로그램들이, 지금은 재미가 없었다. 한 달 째 지루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극적인 걸 원했다.
자극적인 것.
뇌리에 남아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소녀와의 일들이 떠올랐다.

그는 하루 24시간 중 10시간 이상을 소녀를 상상하는 것에 할애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테이스트 테스트를 받는 일은 없었다. 테스터로써 통과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 테이스트 테스트는 그를 건들지 않았다. 테스터에 몇 번이고 잡혀도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으로써 넘어갈 수 있었다. 그에게 날아올 화살도, 날아온 화살도 없었다.

그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옷을 입기 시작했다. 밖에 나갈 셈이었다. 아직 컴컴한 저녁이었지만 늦은 시각은 아니었다. 겨울이라 어두운 뿐이다.
그는 집에서 가까운 위치의 학원 건물을 찾았다. 1층을 제외하고 2층부터 6층까지 전부 같은 학원인 듯했다.
시계를 보았다. 6시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생은 대부분 아까 전에 갔거나, 또는 조금 있다가 나올 것이다. 오래된 관찰로써 그가 습득한 정보였다. 정보와는 상관없이 그가 기다리는 초등학생은 한 명 뿐이었다. 한 명의 소녀를 기다렸다. 소녀는 매일 보충을 하다 가는지, 매번 6시가 넘어서야 학원에서 나온다.
참고로, 그가 목적을 가지고 기다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소녀를 발견한 것도 어제였다. 그 동안 불특정 다수의 소녀들을 감상했었지만, ‘소녀’를 발견하고부터는 다른 ‘꼬마 여자애’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012년 작성. 모 갤러리 내의 소규모 대회(이벤트)에 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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